안녕
요즘은 조금 바쁘기도 하고 피곤해서(생리가 다가옴)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왜 스트레스를 받나?
할 일을 내가 원하는 완성도로 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그래놓고 나 잘거 다 자고 나 먹을거 다 먹고 내 즐거움을 쫒으려 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언제나 그렇듯 뒤에 나오는 문장이 본심에 가까운 듯 하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자신의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다. 예를 들면 내가 지금 불닭을 먹고 싶은데 일반적인 사람은 불닭을 먹고 즐거워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다시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한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못한다. 불닭은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이다. 나트륨도 많고 맵고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자기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그런 걸 먹는 그 인생이 너무 한심하다. 그런거 먹고 놀 시간에 할 일이나 하지.
나는 자는 것, 취미를 하는 것보다 특히 먹는 것에서 민감하다. 왜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릴 때 몸에 안좋은 음식을 먹지 말도록 교육을 받아서? 아니면 폭식과 거식을 반복하는 언니의 행동에 온 가족이 불행해져서?
이번에도 뒤에 나오는 문장이 본심에 가까운 것 같다. 나는 최근에야 언니를 좋아하지만 옛날에는 언니 때문에 힘들 때가 많았다. 하지만 그렇게 말할 수 없는 것이 우리 언니는 사랑이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가족의 행동을 싫어하거나 미워하면 안된다. 우리 가족은 다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사랑이 필요해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미워하면 그 사람이 불쌍하다.
하지만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야식을 먹을 때면 항상 내가 언니처럼 될 것만 같은 불안감이 든다. 부모님의 말에 반항을 하거나 말대꾸를 하면 내가 언니처럼 될 것만 같은 불안감이 든다. 집이 더러우면 내가 언니처럼 될 것만 같은 죄책감이 든다. 엄마를 슬프게 하고 아빠를 화나게 하면 내가 언니가 된 것만 같아서 죽어버리고 싶다. 근데 이렇게 생각하면 언니가 불쌍하고 미안하고 왠지 불안한 마음이 든다. 언니는 이제 행복하고 정상적인 삶을 사는 일반인이다. 과거의 언니 모습에 얽매여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는 것 같다.
어쩌면 나는 언니를 한심하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언니가 폭식과 거식을 반복하고 집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화를 조절하지 못하고 부모님과 싸우고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한심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럼 좋지 않은 사람이다. 나도 똑같이 한심한 사람이다. 아무튼 우리는 둘 다 완벽하지 못한 인간이지만 언니는 자신의 문제점을 극복했고 나도 그렇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그만 벗어나고 싶다. 자신에게 적당한 당근과 채찍을 줘야 한다. 나는 채찍밖에 줄 수 없는 사람이었고 이제는 점점 당근을 주는 연습을 하고 있다. 그런데 당근을 주면 자꾸 내가 언니처럼 될 것만 같은 불안감이 든다. 내가 극복해야 하는 건 이것이다.
많은 일을 처리하기 전에 체력 보충을 위해 잠을 자는 사람은 정상인이다. 일을 하면서 취미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은 정상인이다. 바쁜 일상에서 먹을 것으로 행복을 찾는 사람은 정상인이다. 모두 바람직하고 생산성 측면에서 좋은 선택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나는 이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일단 이것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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